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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반격은 이미 성공적인 듯 합니다.



어제 오늘 이 광고 많이들 보셨죠? 전 처음 보자마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망했구나...'

이유는 이렇습니다. 

마케팅 이론중에 포지셔닝 이론이라는게 있습니다. 마케팅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론입니다. 그 이론의 내용중에 보면, 상대를 공격하는 마케팅이 왜 실패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나와있습니다. 그 내용인즉슨,

"마케팅은 포지셔닝 싸움이다. 사람들은 어떤 제품군을 떠올릴때 사다리를 머리속으로 그려놓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것을 제일 위에 가져다 놓는다. 그 다음 떠오르는것을 그 밑에 놓는다. 그다음은 3번째. 그러나 3번째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위 내용은 인용이 아니라 기억나는대로 쓴것이라 약간은 다를 수 있습니다만 요지는 저렇습니다. 공격하는 비교 마케팅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만약 어떤 2등 회사가 1등 회사를 공격하면, 사람들에게 '나는 2등이다'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 동시에 1등이 누구인지를 다시한번 각인시켜주게 된다." 

그러면서 펩시가 코카콜라를 공격하면서 이기지 못하는것을 그 사례로 꼽았죠.

참 그럴듯 하죠? 그리고 포지셔닝 이론에 나온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2등이 1등을 공격하면 '오죽 못났으면 저럴까' 하는 부정적인 선입견까지 심어줄것 같습니다.

저 나름 포지셔닝 이론에 상당히 심취해온 터라, 삼성의 저 광고를 보고나서 상당히 불안했습니다. 이론에 정확히 위배되니까요. 그리고나서 더이상 신경쓰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나서 외국의 IT사이트들을 쭉 돌았습니다. 그런데 왠걸.

외국 IT 웹들 대문에 다 저게 걸려있더군요. 삼성이 공짜광고를 아주 알차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댓글란들은 죄다 전쟁터. 댓글들을 읽는데, 참 느낌이 뭐랄까. 사람들 인식속에 2등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 아니더군요. 그러다 아! 하면서 뭔가를 떠올렸습니다.


"이 싸움을 애플이 먼저 걸어왔었다는것"을요. 

애플이 법정에서 삼성을 걸고 넘어질때, 그때도 저는 포지셔닝 이론을 떠올리면서, 1등이 2등을 공격하면 2등만 홍보가 되는 꼴이다. 1등이 2등을 스스로 동급으로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에게 엄청난 이득이다. 라고 생각했었고, 이후 경과를 보면 그게 맞는 것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즉 이건 애플의 큰 실수였죠.

근데 기가막히게도, 이번 삼성의 반격으로 그 때의 실수가 마무리되지가 않고 되살아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번 반격은 "아이폰5 출시에 대한 반격이 아니라, 법정공방에 대한 반격이고, 그 타이밍을 기가막히게 아이폰5 출시 시점으로 맞추었다는 것"이죠.

정말 탄성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굳이 마케팅의 고전을 들먹이지 않아도 원래는 이런식의 비교 광고는 보통의 경우 대부분 반응이 좋지않고, 시덥잖은 2등의 푸념으로 받아들여지져서 묻히기 마련인데, 1등이 2등을 공격해서 띄워주는 바보짓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후발주자의 공격이 아니라 대등한자의 카운터 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것 같다는 겁니다.

물론 IT사이트들의 논평은 좋지많은 않습니다. 뭐.. 문제점을 못 깨닫고 있다.. 제품의 문제가 아닌데 착각한다.. 댓글중에는 한국회사니까 그렇지뭐..그런 내용도 있습니다. 근데 태도가 어떻든간에 열렬하게 반응을 해주면, 대등한 위치에서는 효과, 아니 법정공방 후 이미 대등해진 위치에서 내려오지 않는 효과를 건지게 된다는겁니다. 

만약 이게 그런 효과가 없는 광고였다면 IT 웹진들이 대문에 크게 걸지를 못했을겁니다.  직감적으로, 이걸 걸면 사람들이 많이 보겠다는 생각으로 걸은 것인데, 그 생각의 뿌리가 지난번 법정 공방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거죠.

단지 마이너가 메이저를 공격하는 모양새라면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을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그런게 아니라, 연고전이나 스탠포드 vs 버클리, 양키스 vs 레드삭스 같은 진짜 라이벌전이 되어버린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광고는 "진짜로 스펙의 우월함을 내새우려는 광고가 아니라, 애플의 실수를 리마인드하기 위한 광고"이기 때문에, 내용이 우습고 유치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거죠. 오히려 우습고 유치해서 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리마인드되는 효과도 크다는겁니다.

이걸로인해 애플 vs 안드로이드 구도에서 완전히 애플 vs 삼성 구도로 바뀌었고, 이렇게되면 Windows8을 들고나올 노키아 루미아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도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뭘해도 3자의 위치로밖에 인식이 안될겁니다. 그리고 진짜로 삼성이 이길수도 있습니다. 애플의 폐쇄성이라는 한계때문에. 지금 당장은 애플쪽이 신제품이 출시됬으니 유리하겠지만요.

갤럭시S2쯤부터, 삼성의 마케팅이 진짜 무서워진것 같습니다. 갤럭시s3 북미 TV광고도 정말 눈물날정도로 감동적으로 만들더니.. 뭐랄까.. 우리나라 회사라서 다행이다 라는 느낌까지 드네요. 악덕기업이니 재벌경영이니 욕 많이 먹으면서 참 잘도 컸습니다. 

댓글

  1. 답글
    1. 난 사람이 쓴글로 보이는데.. 니는 개소리로 보이나?
      니 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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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ㅎㅎ 제가 글을 너무 못썼나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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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랑 같은 생각을 하셨군요, 저는 이미 광고문구를 보고 이번 소송에 대한 발언 느낌으로 받았습니다. 제품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저는 지금 국내 다른 경쟁기업의 인턴으로 있습니다. 한번씩 삼성의 제품을 볼 때 제품의 질보단 마케팅의 힘을 보여주더군요 마케팅의 힘을 사용하는 것을 논하자면 길어지니 그냥 홍보가 무엇인지 홍보로 다른 것도 할 수 있단 것을 잘 보여주며 잘 사용하는 기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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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 도덕적인 문제와는 관계없이 상당한마케팅능력을갖추고 있는것같고 근래의 북미광고들을 보면 동양적인 느낌을 서양문화에 맞게 잘 풀어내는것이 참 대단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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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접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를 써보면 아이폰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낍니다. 휴대폰 매장에서 직접 일하고 써본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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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 그건 사실입니다. 다만 아이폰의 초창기는 사람들이 꿈꾸는 제품을 만들어 주었었는데 근래와서는 애플에 사람들이 맞춰가야하는 느낌이 강해진것 같고 그 때문에 공략할수있는 허점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것도 사실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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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벤츠 매장에서 딜러가 그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은 벤츠를 삽니다"


    어플 쓰다가 전화오면 렉? 걸려서 전화를 못받고

    툭하면 다운되는 지금 겔S 쓰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아이폰5를 기다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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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겔s에서 겔3로 넘어오는 동안에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겔3가 벤츠라고까지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평가합니다. 최근에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아이폰5가 벤츠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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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는 마케팅이 뭐고 어떤지도 잘모르지만 흥미있는 글이었습니다.
    갤s에서 갤3까지 많은건 변한것 같습니다.
    제가 아이폰3,4 걸치면서 느꼈던 것은 아이폰은 간단하고 쓰기 편합니다.
    한마디로 간단 명료된 아이콘 음악 듣기 카메라기능등 여러가지.. 하지만 외국제품이다보니 국내 어플사용에 제한적인 부분이 있더군요... 갤s보단 아이폰4가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갤3 샀습니다. 아이콘이 복잡한건 사실인데.. 예전 친구가쓰던 갤s 보다 랙도없고 터치감도 그리 나쁘진않습니다. 카메라성능도 좋고.
    무엇보다도 영상통화는 아이폰은 아이폰끼리만... 정말 불편했습니다...
    좀 이기적인 부분도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한민국이라서 애국자... 삼성..
    이런게 아니라 스펙면에서 비교좀 해보세요.. 아이폰 디자인 이쁘죠...
    하지만 갤3도 뒤지지 않는 디자인에 그립감도 좋구.. 불편한건 몇가지 되는데..
    현재 아이폰보다는 낫다는 겁니다.. 전 갤3를 쓰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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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저기요. 전 애빠돌이도 아니고 지금 갤3 쓰고 있는 사람인디요.
    http://konatamoe.com/20165267804
    여기 들어가서 글이나 읽어보세요. 초장기 모델에 대해서 비교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품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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